최근 유통업계에서는 한남, 성수를 잇는 핫한 대표 상권으로 ‘북촌’을 주목하고 있다. 북촌은 F&B를 중심으로 상권을 형성해 오다 최근 패션, 뷰티 업종이 유입되면서 다양한 유통 카테고리가 한데 모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7월까지 기준으로 아디다스, 비비씨어스, 굿러너컴퍼니, 블루엘리펀트, 뉴에라, 르 라보, 디어드라세나, 메튜장, 와이레스 등이 북촌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했다.

우선 북촌이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한옥 보존지역’인만큼, 이곳에 진출한 브랜드들이 기존의 한옥 구조를 보존한 채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차별화된 공간으로 구현해 색다른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그중 뷰티 브랜드 설화수의 ‘북촌 설화수의 집’은 한옥과 양옥이 조화를 이루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북촌 상권의 대표 뷰티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마찬가지로 건너편에는 있는 글로벌 K-뷰티 플랫폼 ‘와이레스’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전통 한옥 구조를 기반으로 내부를 꾸몄다. 1층은 한옥의 감성을 유지한 카페 공간이고, 지하 1층은 팩토리(Factory) 콘셉트의 매장을 구성해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폰드그룹이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비비씨어스’는 6월 말 북촌에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비비씨어스는 전통 한옥을 매장 공간으로 재해석해 한국 전통의 미(美)와 아웃도어의 자연 친화적 감성을 녹여 내 화제를 낳고 있다.
최근 북촌 상권은 도심 속 새로운 러닝 코스로도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매장들이 늘어나는 특징을 보인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 러닝 크루들이 경복궁 돌담길을 메인으로 북촌 지역 일대를 달리는 10km 거리의 코스를 찾고 있는데, 특히 경복궁 돌담길이 사계절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랜드의 뉴발란스는 기존 매장을 ‘Run Hub 북촌점’으로 리뉴얼해 러닝 트라이얼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1월에는 굿러너컴퍼니가 러닝 편집숍 ‘굿러너 북촌점’을 오픈해 러너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한 운영 전략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 패션·뷰티·F&B 이어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오버투어리즘’ 문제도 제기돼
최근에는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이 북촌에 체험형 오프라인 쇼룸 ‘오프하우스’를 오픈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쇼룸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구성돼 고객의 관점에 맞춰 공간 단위로 상품을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북촌은 오프하우스의 오픈까지 더해져 라이프스타일 상권으로 보다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북촌은 유동인구가 몰려드는 만큼,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시달리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종로구는 지난해 11월부터 북촌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레드존’, ‘옐로우존’, ‘오렌지존’으로 세 개의 구역을 구분해 각각 다른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집중 관리 구역인 ‘레드존’은 북촌로 11길 일대로, 관광객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이 거리에 출입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지난달부터 ‘전세버스 통행 제한 구역’도 지정해 시범 운영 중이다. 대상 도로는 계동·가회동·삼청동으로 연결되는 약 2.3㎞ 구간이다. 전세버스 통행 제한은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으로, 벌써 주변 상인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촌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기업에서 운영하는 매장들은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거리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기념품 매장이 많다. 우리 매장의 경우 버스 통제와 출입 시간 제한으로 인해 저녁 시간대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며, “주민과 상인이 공존할 수 있도록 낮의 길이가 긴 여름철만이라도 제한을 완화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북촌이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으면서, 소음 공해와 쓰레기 처리 문제 등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속 가능한 상권’으로 발전하기 위해 보다 유연한 행정과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은 북촌 상권에 진출한 주요 브랜드 매장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이 지역 상권의 특성과 브랜드들의 신규 진출 가능성을 조명하고자 한다.

◇ 북촌의 아침을 여는 런던베이글뮤지엄 & 아티스트베이커리
북촌의 핫플레이스로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과 ‘아티스트베이커리 안국점’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들은 외식업 전문기업 ㈜엘비엠(대표 강관구)이 전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이다. 엘비엠은 두 브랜드 외에 ‘카페 하이웨스트’와 ‘카페 레이어드’ 브랜드도 전개하고 있다. ‘카페 레이어드’는 북촌에 매장이 있고, ‘카페 하이웨스트’는 북촌 인근의 익선동에 매장을 두고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과 아티스트베이커리는 이른 시각인 오전 7시 30분에 문을 여는데도 불구하고 오픈런이 이어질 정도로 북촌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두 브랜드는 F&C(Food&Culture)를 지향해 베이커리 전문점을 넘어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에 베이글 열풍을 이끈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지난 2021년 9월, 이곳 안국점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 인천점에 매장을 오픈해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곳의 베이글은 아시아인이 좋아하는 쫀득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시그니처 제품에는 ‘감자 치즈 베이글’이 있으며, 최근에는 ‘치즈 허니 베이글’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안국점은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관광객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 일평균 방문객만 2천 명이 넘는다. 일본의 TBS와 후지 TV 등 해외 방송국에서 취재를 진행한 적이 있고, 전세계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관광 명소로 소개된 만큼 외국인 방문객 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는 단순한 베이커리를 넘어, 런던의 골목 속 베이커리를 연상시키는 감성적인 VMD로 구성돼 방문객들에게 마치 여행지에 온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엘비엠 관계자는 “북촌은 한옥과 현대 건물이 공존하는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 상권이라 판단해 북촌 상권 내에 첫 매장을 열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은 최근 2층까지 매장을 확장해 더 많은 고객을 맞이하게 됐다. 복층 구조로 된 매장은 총 80~90평 규모로, 1층은 매대 공간, 2층은 고객들의 취식 공간으로 나눠 효율적인 동선 환경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런던베이글뮤지엄 문화를 고객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지난 2023년 12월에 오픈한 ‘아티스트베이커리 안국점’은 소금빵 전문점이다. 이곳은 안국역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국내에 소금빵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기본 플레인 맛을 주력으로 하는 베이커리 브랜드가 많은 반면, ‘아티스트베이커리’는 다양한 메뉴의 소금빵을 선보여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담 셀러가 상주해 고객과 1:1로 대화하며 브랜드의 스토리와 문화를 소개하는 등 콘텐츠 중심의 차별화된 운영 전략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티스트베이커리 안국점’은 일평균 2천 명 이상의 방문객이 방문해 국내를 넘어 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 중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 북촌 설화수의 집 & 오설록 티하우스… K-브랜드 저력 드러내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헌법재판소를 지나 올라가면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이 전개하는 뷰티 브랜드 ‘설화수’와 티(Tea) 브랜드 ‘오설록’ 매장이 각각 자리한다.
두 매장은 지난 2021년 11월에 오픈한 곳으로, K-뷰티와 K-푸드의 저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크고 화려한 모습이 돋보인다.설화수의 플래그십 스토어 ‘북촌 설화수의 집’은 1930년대 한옥과 1960년대 양옥이 어우러진 약 300평의 공간으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한옥’ 공간은 과거로부터 이어온 시간을 동시대적 감성과 결합해 설화수의 온기와 취향을 담았다. ‘양옥’ 공간은 설화수의 제품들과 함께 다양한 한국 고유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 ‘북촌 설화수의 집’은 전통 한옥 구조에 전시·구매·체험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공간 체험과 제품 구매를 위해 찾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또한 이곳에서 운영하는 뷰티 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도 많아 하루 300명 이상이 방문한다.
설화수 관계자는 “한국 전통 고유의 문화와 K-뷰티의 경쟁력을 느낄 수 있는 ‘북촌 설화수의 집’은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60~70%에 달할 정도로 북촌 한옥마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꼽힙니다. 이 중 아세안 방문객 수가 제일 많고 유럽, 미주, 일본, 중국 등에서도 고르게 매장을 방문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설록은 ‘Tea Culture Creator’로서 한국의 차 문화를 현대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브랜드다.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은 오설록 헤리티지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게 구성한 공간이다. 매장은 1960년대에 지어진 3층짜리 양옥에 옛것과 새것의 경계를 조화롭게 풀어 층별로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외부와 내부 곳곳에는 금이 간 유리와 깨진 타일 등을 철거하지 않고 공예적 기법으로 마감해 옛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오픈했다.

1층 ‘차향의 방’에서는 티 마스터가 직접 블렌딩한 시그니처 티를 만나볼 수 있다. 2층은 차와 디저트를 마실 수 있는 ‘찻마루’와 차와 티 푸드를 경험할 수 있는 ‘다식공방’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3층은 북쪽 방면의 한옥을 바라보면서 티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바설록’이 있으며, 바설록 맞은편에는 프라이빗 룸 ‘가회다실’을 구성했다. 이곳은 단아한 고전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깊이 있는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야외 정원 또한 북촌점의 특장점으로, 정원과 건축이 조화롭게 보이도록 한국적 미학을 살렸다.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은 ‘시즈널 티코스’ 프로그램을 진행해 타 지점과 차별화했다. 이 프로그램은 티 마스터가 엄선한 신선한 녹차와 디저트를 제공하고, 시즌별로 변화하는 제주의 계절과 다채로운 오설록 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북촌점 방문 고객 비중은 2024년도 월평균 기준으로 볼 때 국내 고객과 외국 고객의 방문 비중이 4:6 정도로, 미주, 유럽, 아시아 등 각지의 해외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오설록 관계자는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은 차(茶)를 통해 새로운 감각과 취향을 보여주는 가치 변화의 공간으로, 계속해서 차의 맛뿐 아니라 오감으로 차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 브랜드 뉴발란스, 아디다스 진입… 슈즈 전문숍으로 운영
북촌 상권은 최근 뷰티, F&B 브랜드 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들의 주목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슈즈 브랜드 뉴발란스와 아디다스가 북촌 지역에 매장을 열고 운영 중이다.
이랜드월드(대표 조동주)가 전개하는 뉴발란스는 2021년 5월 북촌 직영점을 열었으며, 오픈 초기에는 클래식 스니커즈 전문 매장으로 운영되었으나, 2023년 3월 29일에는 러닝 트라이얼 전문 서비스 매장 ‘런 허브(Run Hub)’로 리뉴얼 오픈했다.

‘런 허브’의 가장 큰 특징은 뉴발란스의 정체성을 반영한 한옥 콘셉트의 인테리어다. 전통 한옥의 미학과 현대적 스포츠 브랜드의 감성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기존 한옥의 독특한 공간적 특징은 유지하면서도 러닝 전문 렌탈 서비스를 선보이는 매장으로 변모했다. 이 공간은 뉴발란스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그레이 컬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으며, 러너들이 실제로 러닝화를 신고 트레드밀을 걷거나 뛰어볼 수 있는 트라이얼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뉴얼된 ‘런 허브’는 하루에 약 60~70팀의 러너들이 방문하며, 이러한 체험형 매장은 매장 내에서 제공되는 ‘구매 전 체험’이라는 핵심 서비스를 통해 꾸준히 입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러닝화뿐만 아니라 의류도 대여할 수 있는 렌탈 서비스도 제공하며, 고객들이 신중하게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랜드 뉴발란스 관계자는 “고객이 뉴발란스의 러닝 상품을 부담 없이 체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뉴발란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더욱 강조하며,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서 고객들이 실제로 제품을 체험하고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 러닝 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뉴발란스를 뒤이어 아디다스코리아(대표 마커스 모렌트)가 지난해 8월 북촌 상권에 매장을 열었다. 아디다스 매장은 뉴발란스 매장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현재 두 브랜드가 마주 보고 있다. 한국적인 특색을 담은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는 국내 최초 ‘스니커즈 전문숍’으로 아디다스의 스니커즈를 메인 상품군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매장은 약 38평(127㎡) 규모로, 외관의 빈티지한 벽돌 양식 건축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점이 돋보인다.
한옥의 전통을 담은 매장 앞 작은 마당은 판매 공간과 자연스럽게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됐고, 전통적인 바닥의 패턴과 한지 천정의 조명은 우리나라의 전통 방식과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디다스 북촌 매장에서는 매달 한국적인 색을 입힌 북촌 매장만의 단독 제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인기 신발인 ‘삼바’를 한국의 전통 춤인 탈춤을 기반으로 재해석한 ‘삼바 탈’을 단독으로 재론칭해 선보이기도 했다. 신발 제품뿐만 아니라 한옥이 밀집돼 있는 북촌 거리를 그래픽으로 담아낸 티셔츠를 비롯해 브랜드 대표 제품과 프리미엄 라인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해당 매장에서는 스니커즈 애호가들을 위한 ‘스니커즈 워크숍’도 운영 중이다.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비즈와 레이스를 활용, 나만의 개성을 가진 스니커즈를 직접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고 쇼핑을 즐기는 특별한 매장”이라며 “국내 최초의 스니커즈 전문 매장으로 고객들이 서울에서 다양한 스니커즈 라인을 만날 수 있는 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