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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대리점 상생 위해 단체복 40억 오더 거절

희소성, 프리미엄 이미지 정착시켜 대리점의 안정적 운영 목적

스포츠 브랜드 스파이더의 전례없는 브랜드 운영 정책이 업계에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스파이더는 희소성이 높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해 소비자에게는 자부심을, 유통 파트너인 대리점주에게는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브랜드 운영 정책을 펼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스파이더는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차원에서 최근 몇 년간 판매 가격을 상승시켰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모두가 매출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펼친 반면 스파이더는 오히려 판매가를 높이는 전략을 쓴 것이다.

가격만 높이면 저항이 있을 수 있어 가격 상승에 따른 브랜드력을 개선했다. 바로 품질을 향상시키고, 기능성을 강화하는 한편 트렌드를 정확하게 분석한 후 타 스포츠 브랜드보다 뛰어난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여기에 마케팅을 펼쳐 인지도 상승을 꾀했다.

스파이더는 2년에 걸쳐 적게는 20%, 많게는 40%까지 품목에 따라 다르게 가격이 올랐다. 가격 상승에 초기 대리점주와 백화점 매장 매니저의 반응은 싸늘했다. 코로나펜데믹으로 각종 할인 혜택을 제시한다고 해도 겨우 판매가 일어날까 말까 한데 가격을 높이는 바람에 고객들의 저항으로 매출이 떨어질까 염려했던 것이다. 실제 스파이더의 연간 매출은 최근 2년간 20%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자체 분석한 결과 가격을 상승시켜 매출이 하락한 것이 아닌, 코로나펜데믹 등 외부 요인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전년대비 매출 신장세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현재 가격 상승에 대한 대리점 등 유통망 현장에서의 반응은 이전과 달리 긍정적이다. 저렴한 제품을 많이 판매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가격이 높은 제품을 판매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여러모로 큰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는 노세일 브랜드로 유명하다. 백화점과 대리점, 본사 직영점 어디에서도 세일을 하지 않는다. 가끔 온라인에서 할인 판매되는 것은 프리미엄아울렛에서 구매한 사람들이 재판매하는 제품들이다. 이에 대해 본사 관계자는 “시즌이 지난 제품을 20~30% 할인해 판매하는 곳인 프리미엄아울렛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후 여기에 조금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개인 리셀러들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것뿐이지 회사 차원에서 그 어떤 곳에서도 정상 제품을 세일해서 판매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파이더는 최근 가격대를 높이고, 노세일 정책을 고수해 대리점 이익 극대화에 나서 호응을 얻고 있다.

스파이더는 노세일을 넘어 일관된 가격 정책 강화 차원에서 올해 초에 백화점의 온라인몰에서 모두 철수했다.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자주 세일해서 판매하는 바람에 일관된 가격 정책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백화점이 가지는 마진 내에서 온라인몰을 통해 할인 판매한다지만 결국 백화점 간에 경쟁으로 가격이 흐트러지게 되고, 판매가격이 들쑥날쑥해 브랜드의 이미지 실추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이럴 경우 대리점도 백화점만큼 할인해야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만큼 마진이 줄어 백화점의 할인 판매는 고스란히 대리점의 수익 저하로 직결된다. 따라서 스파이더는 타 브랜드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백화점 온라인 판매를 과감하게 중단한 것이다.

결국 고객들은 백화점이든 대리점이든,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디서든 동일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믿음이 커지게 되고, 이는 또한 스파이더에 대한 브랜드 로열티로 나타나 고정 고객화가 됨으로써 모두가 이익을 갖는 선순환 구조로 안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백화점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최근에는 타 브랜드보다 성장률이 높아 전체 매출 순위가 점차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스파이더는 자사몰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조차도 가격 할인이나, 쿠폰 발행, 신규 회원가입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일절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또한 본사의 직영점과 직영 온라인을 통해 타 브랜드처럼 위와 같은 각종 혜택을 제공할 경우 대리점 고객을 뺏거나, 대리점 마진을 낮추는 형태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스파이더는 의류와 신발 등 대한체육회 소속의 선수와 팀에 한해서 단체 주문을 받고 있다.

따라서 타 브랜드가 파격적인 대리점 마진을 제시한다고 하더더라도, 가격 할인·쿠폰 발행·각종 포인트 적립 등을 진행해 줄어드는 마진을 감안하면 결코 스파이더보다 마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스파이더는 노세일에 각종 퍼 주기식 프로모션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매출이더라도 훨씬 더 이익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스파이더의 이러한 정책이 확고하게 안착이 되면서 전국 대리점주의 호응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 오픈한 한 대리점주는 “본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운영 정책으로 고가 가격대에 할인하지 않고 노세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게 너무 편하고 좋다”면서 “온라인이나, 백화점에서 세일하면 서로 다른 가격대가 형성돼 왜 비싸게 판매했느냐는 고객 항의가 종종 있는데 스파이더는 그런 게 없어 언제든 자신있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이다. 또 세세히 따져보면 대리점 마진이 높아 이익도 큰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파이더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단체 주문이 가능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나눠 판매하고 있다. 스파이더의 아무 제품이나 단체 주문이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닌다면 브랜드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마디로 누구나 쉽게 입는 브랜드는 그만큼 가치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체 주문이 가능한 제품을 아예 ‘프로 애슬릿’이라는 별도 카테고리로 분리해 판매 현장에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프로애슬릿 카테고리 제품 주문은 대한체육회에 공식으로 소속된 단체와 선수만 주문이 가능하다. 이 또한 스파이더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 때문이다.

전국의 백화점, 대리점, 본사로 수많은 단체 주문 요청 건이 들어오지만,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또한 대리점의 장기적인 지속 성장 차원에서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많은 요청 건들은 거절하고 있다.

본사 영업부 관계자는 “한때는 대기업이 1만명 이상 단체 주문을 한 경우가 있는데 할인도 하지 않는 조건이라서 이를 계산해 보니 40억원이 넘는 매출이었다”면서 “하지만 일부 규정에 맞지 않는 주문 건이어서 최종 거절했다. 보통 타 브랜드의 경우 40억원이 넘는 단체 주문일 경우 회사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일이다. 또 오더를 진행한 담당자는 인센티브를 받을 큰 실적인데 스파이더는 브랜드의 희소성과 지속적인 성장 차원에서 이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파이더는 135개의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의 최대 매장 수는 140여개로 보고 있어 내년 상반기 5~10개 매장 오픈만을 남겨두고 있다. (스타필드 안성점 모습)

현재 스파이더는 백화점 60여개, 대리점 45개, 아울렛 10개, 기타 직영점 포함 전체 135개의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스파이더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위해 무분별한 매장 확장이 아닌 희소성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최대 유통망 수를 140여개로 제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모두 확보한 이후에는 더 이상 매장 수를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 들어 스파이더는 목표한 매장 수가 순조롭게 확대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 5~10개만 더 오픈하면 최대 유통망 수를 모두 채우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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