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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KEN] 빔스, 여성 패션의 새 지평을 열다- 40년 디렉터의 기고

빔스의 여성 캐주얼 브랜드 ‘레이빔스(Ray Beams)’는 1984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시대 변화에 맞춘 여성 패션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며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이 기사는 지난 40년간의 여정을 역대 디렉터들의 증언을 통해 조명한다.

1976년 설립된 빔스는 초기에는 남성 의류만을 취급했다. 그러나 ‘인터내셔널 갤러리’에서 매니시한 옷을 찾는 여성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여성 의류 라인을 추가하게 되었다.

“수요가 있다면 여성 브랜드를 만들자”라는 결정이 내려졌지만, 당시 빔스보다 1년 먼저 창업한 ‘칩스’가 이미 여성 의류를 시작하고 있었다. 1980년대 중반, 인기 배우 아사노 유코의 착용 효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빔스는 아메토라 기반의 칩스와 차별화를 위해 프렌치 캐주얼을 중심으로 한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파리에서의 삶을 연상시키는 캐주얼 스타일을 제안하며 ‘레이’ 브랜드가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남성 의류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사업을 전개했으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여성과 남성의 세심함은 다르다”는 점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라주쿠와 시부야 매장의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성이 원하는 패션에 대한 이해를 깊게 했다.

89년경에 촬영한 레이빔스의 스태프89년경에 촬영한 레이빔스의 스태프.

대규모 이탈과 전환점
1989년, 빔스의 핵심 인력이 대거 퇴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이후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를 설립하게 된다. 이제 막 궤도에 오른 레이 역시 주요 인물들이 떠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대체 인력으로 시라타케 이요기가 주목받았다.

아르바이트에서 시작해 매장 매니저가 된 시라타케는 당시 빔스에서 보기 드문 타입으로, 남성복보다 음악과 영화 등 문화에 깊은 조예가 있었다.

처음에는 전임 바이어의 방식을 이어가려 했으나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회사에서 나와 하루 종일 게임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초기 레이의 제품은 “남성의 멋진 옷을 그대로 여성의 사이즈로 만든 느낌”의 옷이 많았다. 이러한 접근이 통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시라타케는 “지금 감각으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더 많은 여성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로 방향을 전환했다.

먼저 도입한 브랜드는 인디 밴드 ‘소닉 유스’의 여성 베이시스트 킴 고든이 1994년에 시작한 ‘엑스 걸’이었다. 10대와 20대 여성들이 진정으로 입고 싶어하는 옷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제작된 이 브랜드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훗날 영화 감독이 된 소피아 코폴라가 설립한 ‘밀크 페드’도 주목했다. “이게 팔릴 것”이라는 확신으로 선택한 이 브랜드는 실제로 판매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매장에 도착한 상품들은 제작자의 열정이 느껴졌지만 품질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판매되었고, 이를 통해 시라타케는 디렉션 감각을 더욱 갈고 닦았다.

시라타케 이요기가 해외에서 구매를 하던 당시의 사진

시대 배경의 영향
레이가 해외의 여성들이 만들어낸 스트리트 캐주얼에 주목하기 시작한 1990년대는 일본에서도 ‘걸리(Gal) 붐’이 일고 있었다. 국내외에서 ‘걸리 무브먼트’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레이의 제안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기 상품이 입고될 때면 매장 앞에 줄이 늘어서는 일도 생겼다. 국내 브랜드에도 눈을 돌려 1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끈 하라주쿠 발 브랜드 ‘아이러니’, ‘언스크위키’, ‘아키’, ‘마더’ 등 걸리 브랜드들을 도입했다. 점차 경쟁 상대였던 타 셀렉트숍의 여성 의류는 경쟁 상대가 아니게 되었다.

시라타케 이요기는 잡지 광고 모델로 등장하거나 클럽에서 이벤트를 개최했다. 사진 대신 일러스트로 카탈로그를 제작하고, 그 카탈로그 자체를 판매했다. 빈티지 숍이나 디자이너, 영화와 협업하여 기획도 진행했다.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했다”는 그의 접근 방식은 브랜드의 매력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후로도 레이는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만, 시라타케는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갤러리 빔스도 겸임하게 되었고, 2009년에는 레이에서 물러났다.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패션 또한 변화하고 있었다.

그 후임으로 임명된 사람은 잡화 브랜드 ‘bPr’에서 바이어로 활동하던 사토 유키코였다. 신규 졸업생으로 배속된 레이에서 이동을 희망해 bPr에서 활약하던 그녀에게 이는 예상치 못한 임명이었지만,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이와 같이 빔스는 끊임없는 혁신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전략으로 40년간 여성 패션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며, 앞으로도 여성 패션의 선두주자로서 새로운 도약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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