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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씩 단단하게, 로우클래식만의 색깔로 서울의 패션을 전합니다”

매장의 핵심은 ‘첫 째도 목 둘 째도 목’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 브랜드가 있다. 바로 다년간 쌓아온 두터운 팬덤 층을 바탕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상권의 로드숍에서 월 매출이 3~4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로우클래식이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은 단 2곳에 불과해도 ‘최근 신장한 브랜드’에서 로우클래식은 빠지지 않는다. 로우클래식은 지난해 매출 240억원, 올해 330억원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나아가 국내 리테일 시장 확장을 목표로 4월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메인 위치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사세 확장에 나선다. 자신 있게 성수에 도전장을 내민 데는 현재 운영 중인 서울 약수점, 가로수길점의 성공이 뒷받침됐다. 로우클래식에 대해 이명신 대표는 ‘서울의 패션을 보여주는 브랜드’라고 정의한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도시 서울을 패션으로 풀어낸다는 의미다.

로우클래식 약수점

‘로우’·‘LC’ 라인 세분화로…유통 투트랙 전략 성공
로우클래식은 2009년 론칭해 올해로 16년차를 맞은 컨템포러리 브랜드다. 해외 홀세일 비즈니스를 꾸준히 진행해온 브랜드인 만큼 이제는 해외 쇼룸에서 바이어들이 먼저 알아볼 정도로 인기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또한 온라인 마켓이 전무했던 시절부터 온라인 구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진 현재까지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선택을 받았다.

로우클래식을 이끄는 이명신 대표는 “브랜드는 가파른 성장세보다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성장세를 이어가다 꺾이거나 부진한 순간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로우클래식은 처음부터 한 걸음씩 단계적으로 성장하길 목표로 했던 것 같아요. 10년간 호흡을 맞춰온 직원들을 포함해 브랜드를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로우클래식의 전개 방식을 보면 이 대표의 강점이 드러난다. 로우클래식은 현재 로우와 LC(엘씨) 2개 라인으로 구분해 전개하고 있다. 먼저 로우 라인은 컬렉션 쇼을 선보여온 경험에서 나온 고감도의 여성복이라면 엘씨 라인은 데일리 아이템이 강점인 레디 투 웨어에 가깝다. 두 라인으로 해외 홀세일 시장 국내 리테일 시장을 모두 잡고 있다. 최근 로우클래식은 라인 별로 각각 사업 팀을 따로 꾸려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로우클래식 로우라인 2025 SS시즌 룩북

로우클래식은 고객과 오래 소통해온 만큼 두터운 팬덤 층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기존 브랜드의 색깔이 짙은 만큼 신규 고객의 유입이 비교적 어렵게 느껴지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는 엘씨 라인을 통해 20대 여성 고객 유입을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20대 여성 고객의 구매 비중이 높은 온라인 플랫폼을 메인 유통으로 잡았고, 해당 유통에서 아우터보다 이너베이스 제품의 소비가 잦다는 특징을 반영했다.

실제로 기존 로우 라인의 인기 제품은 FW 시즌 트렌치코트와 가죽 재킷의 인기가 높은 반면 엘씨 라인은 아우터 제품 뿐만 아니라 SS 시즌이 강세인 티셔츠, 데님 등 데일리한 아이템이 인기다. 실제 로우클래식을 경험해보고 싶었던 젊은 고객들의 유입이 늘어난 결과다. 라인을 분리했기에 기존 에이지가 높은 충성 고객들의 저항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두 개 라인의 인기 시즌이 달라 비수기가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엘씨 라인은 먼저 핵심 상권에 1~2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그 다음 온라인 자사몰과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로우클래식은 올해 신규 브랜드를 선보여 사업 영역을 다각화 한다. 빠르면 7월 론칭하고 10~11월경 로우클래식 약수점에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신규 브랜드의 첫 단독 매장의 위치는 서울 한남동 인근으로 정해졌다.

로우클래식 엘씨라인 2025 SS시즌 룩북

◇ 홀세일 사업의 키는 ‘단기 수주액보다 브랜드 객관화’ 중요
로우클래식은 홀세일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중국, 유럽, 일본 국가들의 수주액이 높다. 8년째관계를 이어온 쇼룸에이전시 ‘247쇼룸’과 매년 파리, 중국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각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수주회에 참가하기 위해 제작하는 컬렉션 샘플만 3~4벌씩 생산한다.

로우클래식의 홀세일 매출은 단 한번도 꺾인 적이 없다. 로우클래식의 2023년 홀세일 매출은8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0%에 달한다. 홀세일 유통은 이익율이 높은데다 재고 부담이 적다. 이에 강소브랜드의 경우에는 전체 매출의 15~20%만 차지해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패션 브랜드가 잘하고 싶은 홀세일 비즈니스. 그 비결을 듣고자 이 대표에게 홀세일 비즈니스의 핵심을 묻자 “최종 목표를 명확하게 잡고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명신 대표는 “홀세일 비즈니스가 매출적으로 유리한 사업인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수주 금액에만 연연해 실패와 성공을 나누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홀세일 비즈니스는 우리 브랜드를 단독으로 전개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우리 브랜드와 맞는 바이어를 찾고, 브랜드에 대한 현지 의견을 들어보면서 시장 전체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방향성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자신의 브랜드를 객관화할 수 있는 테스트인 셈이죠. 하지만 홀세일 시장은 리테일 시장보다 냉정합니다. 트렌드를 예측해 사전에 기획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바이어가 희망하는 제품이 아닐 수도 있는 등 불안한 요소가 많습니다”라 강조했다.

로우클래식 약수점

약수점, 매출 신장의 비결은…‘높은 구매전환율’이 KEY
요즘 핫한 매장으로 떠오른 로우클래식 약수점은 지하 1층을 포함해 총 3층으로 이뤄져 있고 한 층당 면적은 100평 규모다. 해당 매장은 독특한 인테리어로 주목받아왔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영감을 받아 꾸민 공간으로 약수점과 함께 건물명인 미래빌딩으로도 불린다. 3층에는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해당 공간은 다양한 아티스트와 브랜드에게 제공하는 기회의 장소로 운영할 계획이다.

약수점의 가장 큰 특징은 관광 명소가 아닌 데도 해외 관광객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로우클래식은 해외 유통을 일찌감치 진출하면서 해외 현지 고객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

이명신 로우클래식 대표

◇ “경영도 하나의 디자인과 같다” 디자이너에서 경영자로
이명신 대표는 로우클래식의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전문 경영인과 함께 호흡을 맞춰오다 2년전부터는 경영 업무를 도맡고 있다. 이 대표는 전문경영인이 매출만으로 브랜드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는 적임자를 찾기보다 자신이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하고 직접 경영에 뛰어든 것이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볼륨화 단계에 진입하는 경우 대부분 전문 경영인을 내부로 들인다.

좋은 디자인과 높은 매출은 서로 다른 영역이고, 양립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패션업계에서는 디자이너가 경영자로 돌아섰을 때 기존 브랜드의 성격이 바뀌지 않을까라는 염려가 뒤따른다. 하지만 이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이 대표는 “경영을 알게 되면 창의적인 감도를 잃을 수 있다고 말을 하는데, 반대로 더 넓은 시야로 브랜드를 운영해야 고유의 브랜드 감도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는 활동과 매출을 일으키는 활동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할 거 같아요. 디자이너에서 경영인으로, 고민의 형태만 달라졌을 뿐 로우클래식이 고객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변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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