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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귀환! 한국 경제 미치는 영향은?

미국 시장 겨우 뚫었는데… K뷰티·K푸드 괜찮을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현 대통령’의 지위를 얻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132년 만에 연임 실패 이후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고, 취임 시점 기준 최고령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트럼프는 내년 1월 20일에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경제 회복 및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제시했다. 미국 경제 회복 및 물가 안정을 통한 경제 활성화, 미국 제조업 강화 및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화당은 상·하원 선거에서도 다수를 차지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2017~2020년)에 닻을 올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러한 소식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별로 달갑지 않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관세’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발언까지 꺼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통상 여건의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한국의 수출이 크게 감소될 거란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이 발표한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는 트럼프가 당선돼 10~20%의 일괄적인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52억~304억 달러(약 21조~42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우리의 대미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인 44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 기록마저 경신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수출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방위적으로 중국과 교역 관계를 축소·단절하는 ‘디커플링’도 공약했는데, 이것도 악재다.

중국 제품에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고, 금융·투자·연구개발 등 중국과의 교류를 억제하겠다는 거다. 바이든 정부 때보다 더 단호하게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1기 행정부 시기인 지난 2018년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적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제3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해당 국가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기 때문에, 한국산 중간재의 수입도 47억~116억 달러 감소하는 간접적 영향도 있을 수 있다. 여기에 상대국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의 수출이 감소해 한국산 중간재 수입이 약 6억~28억 달러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무역정책 공약 중엔 무역 상대국과 동일한 관세율 적용이 원칙인 ‘상호무역법’을 제정하는 것도 있다.

◇ 반사이익 볼 것이라는 진단도 있지만 손해라는 분석이 지배적
특히 중국산 완제품의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도 당연히 악영향을 받는다. 한국은행은 트럼프 구상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산업에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진단도 있지만, 장기적으론 손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면서 “한국의 주요 산업 대부분이 여전히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디커플링으로 인한 이익보다는 중국 침체에 따른 손실이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높은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걸었다.

트럼프와는 크게 관계가 없을 것 같은 한국 유통산업도 ‘멘붕’에 빠졌다. 특히 뷰티 산업과 푸드산업은 최근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을 늘리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강화하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올리면, 당연히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K-푸드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실적을 내는 데엔 미국 시장의 영향이 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우리나라의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2.1% 늘어난 13억66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농식품 수출액(81억8500만 달러)의 약 16%에 달하는 비중이다. 지역별로는 아세안(19%)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출 비중이지만 개별 국가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전 세계 중 미국에서의 K-푸드 인기가 최고라는 것을 뜻한다.

특히 올해 들어 10월까지 미국으로의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55.9% 늘어난 1억4460만 달러로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많다. 라면의 경우 전년보다 65% 늘어난 1억8000만 달러로 중국(2억1000만 달러) 다음으로 수출액이 두번째로 많았다.

관세 부과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식품기업에는 위협이다

올해 글로벌 푸드 트렌드가 ‘K-푸드’가 된 데에는 K콘텐츠의 활약이 주효했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떡볶이를 먹자 해외 팬들이 떡볶이를 궁금해했고, 방탄소년단 정국이 불닭볶음면과 너구리를 섞어 만드는 불구리를 먹자 세계적인 챌린지가 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인기는 K콘텐츠의 인기와 인플루언서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면서 “먹는 건 사람의 정서에 깊게 뿌리 박고 있어서 문화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인데, 한류가 이런 장벽을 완화하고 K푸드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서 인기 높은 K-푸드, K-뷰티… 앞으로 전망은?
회사 별로는 삼양식품의 약진이 눈에 띈다. 삼양식품은 유명 셀럽들이 불닭볶음면을 SNS에 올려 대중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 최고 라면회사로 등극했다. 특히 미국에서의 성과가 놀랍다. 지난 2021년 출범한 삼양아메리카 매출은 2022년 629억원, 지난해 1599억원을 냈다. 올 상반기엔 150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냈다. 문제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이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는 최근 ‘트럼프 2기 정부의 농업 부문 정책 변화 전망과 우리 농업의 대응 과제’ 보고서를 내고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다.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부는 그동안 대미 수출에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국가에 대한 양자 간 협상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의 일환으로 대미 수출 농식품에 관세가 부과·인상된다면 미국 시장 내 한국산 수출 농식품과 국내산(미국산) 농식품과의 가격 경쟁에 있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재당선은 K-푸드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농민 보호와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국 중 8위로, 미국이 보편과세와 보복관세를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대(對)미 농산물 수출에 불리한 관세를 부과 시, 우리의 농산물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아울러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보편 관세를 적용할 경우 미국으로 수출하는 K-푸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 말고는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지난 2021년 상반기(46억3000만달러, 한화 약 6조5000억원) 수치를 뛰어넘은 수치다.

화장품의 경우,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액이 더 크다.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연간 화장품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삼양식품은 올해 K-푸드 열풍을 이끌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수출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도
수출액 급증을 이끈 건 미국 시장이었다. 전통적으로 K뷰티 산업의 ‘큰 손’을 자처해온 중국 쪽의 수출액이 12억1000만 달러로 가장 많긴 했지만, 두번째 국가인 미국(8억7000만 달러)도 만만치 않았다.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미국의 수출액은 61.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수출액은 14.1%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화장품 수출액 1위국이 미국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K뷰티가 미국에서 선전하는 이유는 K콘텐츠의 유행 덕이 크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K팝 아티스트가 글로벌 주류 음악 생태계에 편입하면서 덩달아 K뷰티도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나 뮤직비디오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트렌디하고 섬세한 K뷰티의 강점을 뽐낸 덕분이다. K-푸드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에서 K-뷰티 열풍이 불었다.

특히 이 열풍을 이끄는 게 중견·중소기업들이란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분석한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의 수출 품목 중 1위 항목이 화장품인 것만 봐도 잘 드러난다. 화장품 총수출 내 중소기업 비중이 무려 68.7%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코스알엑스, 아누아, 티르티르, 조선미녀, 마녀공장 등 국내 중소 뷰티브랜드가 연이어 히트 제품을 내놓으며 K뷰티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에 입점되면서 북미에서 인기 브랜드로 성장했다. 미국 아마존의 최대 할인 행사인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한국 화장품이 화장품 카테고리 상위권을 장악하기도 했다.

대기업 중에선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미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었다. 356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2867억원)을 넘어섰다. 북미 매출의 3년 간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989억원, 2022년 1814억원, 2023년 2867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중소, 중경기업의 강점인 가격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불닭볶음면 흥행 덕분에 삼양식품의 미국 매출이 늘어났다.

미국 수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한국콜마나 코스맥스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나머지는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들 미국 수출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인데 관세가 지금보다 높아지면 가격경쟁력 면에서 불리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따져봤을 때는 미국 수출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전쟁으로 미국 경제는 물가가 오르고 성장률이 하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정책 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수입대체도 지연되면서 ‘U자형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관세가 오르더라도 성능 대비 가격이 뛰어난 한국 제품들이 다시 부상할 수 있을 거란 시나리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푸드와 뷰티쪽 한국 제품이 미국에서 약진했던 것도 사실 미국인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력 악화로 대안 제품을 찾는 과정에서 한국 제품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 다시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0 시대, 한국 리테일 산업에도 닥친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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