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재 대형 화랑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David Kordansky Gallery)가 오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2023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3)에서 로스앤젤레스 작가 메리 웨더포드(Mary Weatherford)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한국 첫 개인전으로 총 10점의 회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다채로운 테크닉과 색채를 담은 캔버스, 그 위를 가로지르는 네온 튜브를 부착한 스타일의 작업으로 전 세계 컬렉터들과 미술관의 주목을 받아온 메리 웨더포드는 오늘날 미국 추상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Turquoise and Cockle Shells, 2023 Flashe and neon on linen
58 x 43 inches
Dimensions with neon: 68 1/4 x 43 x 1 1/4 inches
MW 23.081
지난 30년간의 커리어를 통해 추상화가 만들어지고, 보이며, 이해되는 과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 온 작품에서는 새로운 재료를 이용한 대담한 실험과 ‘그리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볼 수 있다.
풍부한 색채와 질감을 통해 표현된 웨더포드의 추상화는 작품 제목에서도 종종 볼 수 있듯 다양한 장소들을 암시한다. 작가는 캘리포니아의 자연환경, 뉴욕의 랜드마크, 기억 속 콘서트장 등 특정한 장소에서 받은 공감각적 영감을 추상적으로 번역해 화폭에 담으며 개인적인 경험과 보편적인 표현 사이의 미세한 경계를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 다수 출품된 세로 방향의 중형 회화들에선 크기에서 느낄 수 있는 친밀함과 작가의 담대한 붓질이 주는 웅장함이 공존한다. 물감의 물성에 주목하여 비닐 재질 물감 고유의 선명한 채도를 살려 묽게 희석한 물감을 흘리고 섞는 방식으로 포착해낸 웨더포드의 화면에선 다양한 형태, 색면, 명암으로 표현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캔버스 위에 부착된 네온 튜브는 그림에 형광빛을 비춰 색을 더 다채롭게 만드는가 하면 작가가 포착한 공간감을 조각적인 차원으로 확장하는 매개체로도 기능한다. 웨더포드는 직접 유리 튜브를 뒤틀고 배선한 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캔버스 위 그림과 네온의 조화를 생각하며 비로소 작품의 구성을 매듭짓는다. 치밀한 계산과 우연 사이에서 회화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그 밖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메리 웨더포드의 작업은 회화가 무엇을 표현하고 상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Flashe on linen, 66 x 54 inches
MW 23.087
웨더포드의 작품은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와 Museum of Contemporary Art San Diego, 뉴욕 Museum of Modern Art, 런던 Tate Modern, 뉴욕 Brooklyn Museum, 홍콩 K11 Art Foundation, 로스앤젤레스 Museum of Contemporary Art 등 유수의 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Flashe on linen, 66 x 54 inches
MW 23.088
올해는 개관 20주년을 맞아 8월 19일까지 로스앤젤레스 본점에서 기념 전시회를 진행했다. 갤러리 소속 작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뜻깊은 전시로 프리즈 서울에서 선보이는 메리 웨더포드 외에 현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기획전 <쉿!>에서 볼 수 있는 이란계 미국인 작가 탈라 마다니 (Tala Madani), 작년 리움미술관 단체전 <구름 산책자>에서 소개된 중국 작가 관 샤오 (Guan Xiao),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유명한 조나스 우드 (Jonas Wood) 등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작가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에 이어 오는 9월 초에는 체이스 홀 (Chase Hall), 샤라 휴즈 (Shara Hughes), 디나 라슨 (Deana Lawson)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MW 23.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