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시장 트렌드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니치 향수(niche perfume) 시장이 급성장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남과 다른 나만의 향수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니치 향수 시장이 급성장하며 뷰티 업계 주요 상품으로 부상했다.
특히 ‘나를 위한 소비’에 지갑을 여는 MZ세대들이 니치 향수에 열광하며 관련 제품 출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해외 병행수입과 역직구 등이 일반화되면서 정품 니치 향수 구매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비중이 늘고, 정품만 판매하는 사이트가 입소문이 나면서 향수 유통 시장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5,000억원대였던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19년 6,000억원대로 4년만에 2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는 차별화된 니치 향수 시장이 성장하면서 7,5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2025년에는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무섭게 성장한 국내 니치 향수는 현재 전체 향수 시장에서 9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니치 향수가 전체 향수 시장의 판을 바꾼 셈이다. 더 나아가 그동안 패션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향수 시장을 춘추전국시대로 만들면서, 최근에는 유명 수입 브랜드는 물론, 국내 브랜드들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왜 니치 향수인가?
‘니치 향수(niche perfume)’의 ‘니치’는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nicchia(니치아)’에서 파생된 말이다. 일반적으로 니치 향수는 현재 ‘전문 조향사가 전문 퍼퓸 하우스에서 브랜드만의 철학과 정체성을 담아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프리미엄 향수’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량생산 되는 제품들과 비교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남과 다른 나만의 특별한 향수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물론, 제품을 홍보하는 브랜드에 따라 조향사를 내세우거나 특별한 조향법이나 원료를 내세우는 등 차별점을 갖지만 기존 향과 차별화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홍보다.

니치 향수는 코로나 상황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 큰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미 해외 시장에서는 코로나 이전부터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고도화된 향수 시장 역시 나노 시장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멋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니치 향수는 말 그대로 확실한 틈새 공략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퍼퓸 편집숍인 퍼퓸 갤러리 관계자에 따르면 니치 향수는 코로나 이전부터 전세계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또한 코로나 기간 동안 좋아하는 향으로 기분을 전환하고 우울감을 해소하는 힐링 문화가 확산되면서 향수뿐 아니라 디퓨저, 방향제 등 향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시장에 니치 향수 열풍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기존의 패션 브랜드에서 파생된 유명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스몰 럭셔리 지향의 MZ세대들이 찾는 새로운 니치 향수들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일례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독점 수입, 판매하고 있는 향수 딥티크 브랜드의 경우 2030 세대가 전체 구매 고객의 약 63%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발렌타인데이 시즌 구매도 MZ세대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13일까지 향수 브랜드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가 증가했으며 이 기간 니치 향수를 구매한 MZ세대 고객 비중은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20~40대 초반인 이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명품급 가심비를 느낄 수 있는 니치 향수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MZ세대들의 선호 향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플로럴 계열의 향 위주로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우디, 앰버 등 다양한 향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퍼퓸 갤러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최근에는 향수를 단지 즐기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콜렉터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고, 두 가지 향을 레이어링해서 사용하는 전문가 수준의 고객들도 많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퍼퓸 갤러리 관계자는 니치 향수를 찾는 또 다른 이유로 향의 지속성을 꼽기도 했다. 기존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향들이 하루 동안 향이 지속하지 못하는 반면, 고급 니치 향수들은 매일 샤워를 하는 경우라도 2~3일간 지속돼 발향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 국내 패션 강자들의 향수 투자 확대 편집 매장 눈길

코로나 불경기 속에서의 신세계인터내셔날 니치 향수들의 선전은 패션 중심의 대형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또한 해외 유명 수입 향수 브랜드의 마케팅 강화와 국내 로컬 브랜드 확대로 전체 시장 성장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에 니치 향수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지만 비약적인 성장을 만든 것은 코로나 상황이 시작된 2019년부터로 분석된다. 그 중심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7년 독점 수입, 판매권을 획득한 ‘딥티크’가 있었다.
그 이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4년 바이레도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니치 향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딥티크를 비롯해 산타마리아노벨라,메모파리, 엑스니힐로 등 니치 향수 브랜드 판권을 잇달아 확보하며 무서운 속도로 관련 시장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매장 확대와 편집숍 ‘라페르바’ 오픈,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 판매 등으로 국내 니치 향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해 온 것이다.
특히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는 니치 향수 맛집, 시마을 향수 대란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코로나 상황 속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시마을’은 MZ세대 사이에서 에스아이빌리지(S.I Villige)를 짧게 줄여 부르는 단어로, 가품이 많은 온라인 향수 시장에서 정품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구매처로 인정받으며 생긴 애칭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력 니치 향수 브랜드들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막강한 유통 지원과 다양한 홍보 활동을 통해 MZ세대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니치 향수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한섬, LF 등 패션 강자들이 잇달아 관련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LF의 ‘조보이’와 한섬의 ‘리퀴드 퍼퓸바’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페르바’와 함께 MZ세대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페르바’가 화장품 편집숍 형태에 가깝다면 LF의 ‘조보이’와 한섬의 ‘리퀴드 퍼퓸바’는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으로 차별성을 갖는다.
우선 조보이는 창립자 프랑수아 헤닌(François Hénin)이 2010년 런칭한 니치 향수 편집숍 브랜드로 1923년 탄생한 뒤 80년 넘게 잊혀진 파리지엥 향수 하우스의 매혹적인 르네상스를 되살리고자 설립됐다. 이미 조보이는 고유의 원료와 향수에 담긴 스토리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고객 취향에 맞춤화된 향기를 추천하는 편집숍으로 파리 여행을 가면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향수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대 판교에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오픈한 파리 니치 퍼퓸 편집숍 조보이는 이미 지난해 4월 LF몰에서 공식 런칭을 한 이후 5월 라움이스트 팝업 스토어 오픈, 8월 신라호텔 면세점 매장 오픈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려왔다.
지난해 말 오픈한 조보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강렬한 레드와 블랙 색상으로 파리 현지 매장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매장에서는 자체 브랜드 ‘조보이’와 ‘제로보암’을 포함해 국내 처음 소개되는 ‘쟈끄파뜨’, ‘퍼퓸드 엠파이어’, ‘카너 바르셀로나’, ‘윈느 뉘 노마드’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엄선한 브랜드의 니치 향수를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 판교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청담 플래그십 매장 등을 잇달아 오픈한 한섬의 ‘리퀴드 퍼퓸바’는 프랑스 유명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튜드(Différentes Latitudes)’와 한국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해 독창적인 컨셉과 높은 품질의 향수 브랜드를 큐레이션해 국내에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조향사 자격증이 있는 향수 전문 지식이 풍부한 리퀴드 매장 직원을 의미하는 ‘바맨’을 통해 전문적인 향수 추천 및 큐레이션을 제공 받을 수 있다. 또한 86가지 이상의 니치향수를 부담 없이 시향해볼 수 있으며, 청담 플래그십 매장에서는 향에 대한 각각의 스토리를 한꺼번에 들려주는 도슨트 프로그램, AI 카운셀링, 티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퍼퓸 편집숍 중 한곳인 퍼퓸 갤러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대비 매출도 2배 가까이 성장한 상태다.
퍼퓸 갤러리는 다양한 퍼퓸 브랜드들을 큐레이션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퍼퓸 콜렉터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숨겨진 니치 퍼퓸 브랜드의 글로벌 본사와 직접 국내 판권을 독점 계약하여 공식 수입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퍼퓸 편집숍이다.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한 영국의 니치 퍼퓸부터 프랑스 황실의 메종 퍼퓸, 모던 빈티지한 파리 니치 퍼퓸까지 그동안 소수의 콜렉터들에서만 향유되고, 한국의 미디어나 일반 대중에게는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28여개 이상의 니치 퍼퓸 브랜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몽탈, 만세라, 아무아쥬, 랑세1795, 클라이브 크리스찬 등 총 28개 브랜드와 500여개의 퍼퓸을 수입 유통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0여곳의 국내 백화점 매장과 4곳의 면세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말까지 20여 곳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며, 향수 매장이 점점 늘어나는 이태원에도 3월 1일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3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딥티크의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260㎡(약 78평) 규모로 파리 본점을 포함해 런던, 로마, 뉴욕, 도쿄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운영 중인 단독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가로수길 메인 거리 중심부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는 딥티크 본점인 파리 생제르망 34번가 부티크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요소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브랜드의 전 제품과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홈 데코 용품 등을 모두 한 공간에 구성해 딥티크의 모든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1층은 파리 전통 아파트에서 엿볼 수 있는 헤링본 패턴 바닥재, 전통적인 목재 벽면 등이 특징인데 현지 아티스트와 장인들이 작업한 독특하고 진귀한 예술품과 오브제, 삽화 등이 곳곳에 장식되어 있어 더욱 특별한 느낌을 전달한다. 딥티크의 향수와 향초 전체 라인을 만나 볼 수 있으며, 가로수길 부티크에서만 제공하는 맞춤 포장 서비스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2층은 식당과 부엌, 세탁실, 거실, 욕실 등의 공간으로 구분된다. 식당은 파리에서 공수한 루이 14세 스타일의 벽난로와 유명 디자이너의 대형석고 샹들리에로 장식돼 있다. 또한 딥티크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홈 컬렉션’인테리어 제품과 브랜드의 특별 수공예 컬렉션인 ‘컬렉션34’를 만나 볼 수 있다.

◇ 소비자 접점 확대 위한 오프라인 매장 주목
니치 향수의 성장은 코로나 상황 종료에 따른 외부 활동 증가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백화점과 편집 매장 확대,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 오픈이 계속 늘고 있으며 관련 시장 매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병행 수입과 역직구 활성화로 가격대가 흐려지고 가품 논란이 확산되면서 기존 디자이너 향수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실제 매장을 방문해 향을 느끼고 체험하는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니치 향수의 오프라인 수요도 증가한 것이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과 프로모션 등으로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전체 향수 매출의 40% 이상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유명 수입 향수 브랜드가 잇달아 모델발탁과 오프라인 이벤트를 전개 중이며 편집숍들도 계속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섬 관계자는 “향 만큼은 소비자들이 직접 시향 후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니치 향수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니치 향수의 주 고객층인 MZ세대에게 오프라인 매장 방문은 단순히 향을 맡는 경험을 넘어, 각 향에 담긴 스토리와 브랜드 철학이 담겨있는 매장 환경을 경험하게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매장 방문을 통해 자발적인 바이럴을 일으키고, 팬덤을 형성할 수 있으므로 오프라인 매장은 향수 카테고리 마케팅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퍼퓸 갤러리 관계자 역시 “향수는 무엇보다도 본인 취향의 맞는 향을 선택하는 추세”라면서 “과거처럼 친구가 추천한다고 그 향을 쫓아가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봐야하며, 계절에 따라서도 가벼운 향과 무거운 향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시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들이 사용하는 향, 누가 써서 트렌드인 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사용하지 않은 흔하지 않은 향을 찾다보니, 좀 번거롭더라도 오직 나만의 향을 찾기 위해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스몰 럭셔리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니치 향수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하길 원하는 니치 향수 마니아층들이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다양한 향기를 체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니치 향수의 인기에 기존 유명 향수 브랜드들의 마케팅 강화도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향수 대표 브랜드 샤넬은 지난해 12월 19일 향수 체험 공간인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를 북촌 휘겸재에서 오픈해 오는 4월 8일까지 운영한다. 샤넬 향수 제품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여성 향수의 아이콘 N ’와 코코 마드모아젤, 샹스 라인, 남자 향수 시장을 리드하는 블루 드 샤넬, 그리고 가브리엘 샤넬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레 젝스 클루시브 드 샤넬 등 샤넬의 모든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30분간 진행되는 ‘샤넬 알쉬믹 향수 여정’과 60분간 샤넬 향수 퍼퓨머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샤넬 향수를 알아갈 수 있는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샤넬 알쉬믹 향수 여정’은 자신의 취향, 기호를 분석해 이에 맞는 샤넬 향수 3가지를 고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샤넬 조향 마스터 클래스’는 샤넬 향수 퍼퓨머와 함께 샤넬 향수의 주요 성분, 브랜드를 대표하는 향수의 특징과 스토리에 대해 알아가고, 향수를 입는 샤넬만의 특별한 스타일링에 대한 팁을 직접 배울 수 있다.
이 외에도 N ’의 탄생 스토리, 성분, 헤리티지 등의 이야기로 구성된 특별한 전시를 가상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베르사체 향수는 지난해 말 시코르 강남역점에서 모델 이세영과 함께 팬사인회를 개최했으며 게스 향수는 아스트로 윤산하와 위키미키 최유정이 함께한 화보를 공개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 니치 향수 시장 올해 더 커진다
니치 향수 시장은 올해 더욱 큰 성장세가 예상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니치 향수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수입사들의 오프라인 매장 오픈이 활기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상황 종료와 함께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면세점의 향수 매출이 계속해 증가하고 있으며 입점 브랜드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그동안 화장품 거리로 유명했던 신사동 가로수길은 니치 향수들이 점령하시 시작했으며 명동에도 올해 상반기 향수 편집숍 오픈이 예고된 상태다. 이와 함께 엉트르두, 리솔츠, 라스다마스 등 국내 신규 브랜드 런칭도 계속 되고 있으며 수입 브랜드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런칭된 엉트르두는 국내 브랜드로는 드물게 향수의 조향과 생산을 프랑스에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프래그런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레데릭 뷔르탱은 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수석 연구원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향수 및 코스메틱 설계를 맡아 진행해왔다.
조향사 토마 퐁텐 또한, 프랑스 럭셔리 향수들과 유럽 및 미국시장의 다양한 브랜드들의 조향을 담당해온 조향 업계 권위자이며 글로벌향기 연구 기관 오스마테크의 회장이기도 하다. 엉트르두를 이끌어가는 메인 향은 ‘쿰바 플로스 (NKUMBA FLOS)’, ‘비터 비테(BITTER VITAE)’, ‘베르트 그레즈(VERTE GREZ)’까지 3종이다.

팝업스토어 (사진 _ 엉트르두)
쿰바 플로스는 아프리카의 전통의례 등에 사용되어온 것으로 알려진 꽃인 ‘카로 카룬데’향을 메인으로 해 핑크 페퍼, 화이트 머스크, 시더 우드 등의 풍부한 향을 담았다. 비터 비테는 가이악 우드 향을 바탕으로 자스민, 바닐라, 앰버 등의 여러 향이 우디하면서도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향이다. 마지막으로 베르트 그레즈는 오우드와 샤프 랄레인, 화이트 머스크를 메인 향료로 레더리, 우디, 스파이시한 무드로 관능적인 향이 돋보이는 엉트르두의 시그니처 향이다.
퍼퓸 갤러리는 올해 3월 영국 니치 향수 브랜드 ‘클라이브 크리스찬’을 국내에 런칭할 예정이다. 클라이브 크리스찬은 1872년 영국 왕실로부터 빅토리아 여왕의 왕관 모양을 사용하도록 허가받은 크라운 퍼퓨머리(Crown Perfumery)가 런던과 유럽의 상류사회에서 고품질 향수로 지위를 획득하며 그들의 궁전과 저택의 내실에서 사용된 것에서 출발한다.
1912년 타이타닉호의 1등 선실에서도 사용되었으며, 대서양을 단독 횡단한 최초의 여성 조종사인 아멜리아 에르하르트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향수는 1999년 선구적인 디자이너 클라이브 크리스찬(Clive Chritian)에 인수돼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됐다.
클라이브 크리스찬 향수 전 제품은 최상급 퀄리티의 원료를 사용하며 100~300가지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100% 향수 오일인 Absolutes를 제외하고는 모든 제품에 20~25%의 에센셜오일을 함유해 12~24시간까지 향이 유지되는 놀라운 지속력을 자랑한다.
퍼퓸 갤러리는 런칭 기념으로 3월 2일과 3일, 그랜드 하얏트 앰버서더 스위트에서 프라이빗 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내 향수 업계는 올해도 지속적인 니치 향수 시장 성장을 전망했다. 퍼퓸 갤러리 관계자는 3년 만에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패션과 뷰티에 다시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에 따라 국내 향수 업계는 스몰 럭셔리 소비 스타일에 발맞춰 니치 향수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으며 관련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니치 향수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맞물려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시장 축소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자신에게 맞는 향수를 찾는 국내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니치 향수 시장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섬 관계자는 “향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다변화되며, 다양한 향수 브랜드가 시장에 유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반면, 모든 신규 향수 브랜드가 성공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확고한 브랜드 스토리와 특별한 향과 서비스를 갖고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