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유통가를 휩쓸고 간 ‘보복소비’. 보복소비란 펜데믹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보복소비로 가장 수혜를 받은 업계는 단연 패션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외출이 늘어나면서 패션 시장에서 2분기는 비수기라는 공식이 깨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의복 소매 판매액은 5조8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했다. 올해 1~5월 평균 판매액도 4조97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었다. 상반기 패션 성수기에는 특히 국내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후문이다. 엔데믹 이후 국내 패션 업계는 어떤 성적표를 받았을까?
‘대중성보단 가치’ 줄 이은 ‘디자이너 브랜드’ 고공성장대중성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소비’가 늘어나면서 최근 MZ세대의 눈길이 디자이너 브랜드로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정받은 저명한 1세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와 ‘우영미(WOOYOUNGMI)’는 세계 3대 패션위크 중 가장 큰 규모인 ‘파리 패션 위크’에서 쇼를 여는 몇 안되는 국내 브랜드다.
대형사에 소속되지 않고 백화점 컨템포러리 조닝에 안착한 단일 브랜드는 2022년 현재 ‘송지오옴므·송지오’와 ‘솔리드옴므·우영미’ 단 두 곳 뿐이다.
이 중 송지오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송지오는 22SS 시즌 진행한 ‘송지오옴므x토이스토리’ 콜라보 그리고 ‘지제로x스누피’ 콜라보를 각 각 2주만에 완판하면서, 22섬머 컬렉션 소진율을 90% 이상 달성하였다.
특히, 토이스토리 ‘버즈 아트워크 어시메트릭 티셔츠’등 일부 인기 품목은 기존 기획수량을 뛰어넘는 리오더 수량까지 전체 완판을 기록했다. 송지오 측에 따르면 송지오가 운영중인 4개 브랜드의 22년 총매출은 코로나 여파가 컸던 21년도 500억에서 약 80% 신장한 9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마르디메크르디, 마땡킴, 그로브 등 온라인 중심 여성 패션 브랜드의 거래규모가 전년대비 평균 2배 이상 올랐다. 마르디메크르디는 브랜드 시그니처 ‘마르디 플라워’ 심볼과 로고 플레이 티셔츠로 입소문을 타 전년 대비 5배 증가한 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브랜드 수도 증가 추세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집계한 입점 디자이너 브랜드 수는 7500개로 지난 2019년(6000개)대비 25% 늘었다.
송지오를 이끌고 있는 송재우 CE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송지오의 주 소비자층인 MZ 세대 소비 패턴이 대중성보단 가치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MZ세대들은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이나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 감성적 소구에 열광한다.”며 “앞으로도 송지오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나 셀럽, 인기 캐릭터 등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