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하면서 트렌디함이 강조된 여성복 브랜드 피그먼트를 전개하는 ㈜CPFLC리테일(대표 김남일)이 패션에 미술을 접목한 새로운 공간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피그먼트는 생산부터 기획,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하는 SPA형 여성복 브랜드로 피그먼트만의 고유한 감성을 담아 최신 트렌드에 맞게 유기적인 디자인 제품들을 생산해 안정적인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
㈜CPFLC리테일은 피그먼트 외에도 올해 초에 토프(TOF)라는 신규 패션 브랜드를 런칭해 전개하고 있다. 토프는 ‘TONE OF FLAT’라는 의미로 피그먼트의 봉제법과 원단의 퀄리티를 높여 만든 브랜드로 한층 더 고급스럽고 미니멀한 감성이 특징이다.

지난해부터 ㈜CPFLC리테일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패션과 미술을 접목해 한층 더 감도 높은 공간과 제품을 선보여 바쁜 현대인들의 부족한 감성과 힐링을 해소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해 차별화된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계획에서다.
첫 번째 시도는 지난해 6월에 서울 성수동에 오픈한 피그먼트 플래그십스토어 ‘PFS:MOF’에 적용됐다. ‘PFS:MOF’는 1층부터 5층까지 전체 5개 층으로 된 단독 건물로 회사가 지닌 건축과 디자인 인프라를 가동해 새로 지은 건물이다.
이곳 1층에는 아트 갤러리와 카페를 구성했고, 2층은 피그먼트 의류를 전시해 이곳에서는 피팅은 가능하지만 구매는 큐알(QR)로 온라인에서 하도록 했다. 다시 3~4층은 작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3층은 브릭컬러를 사용한 곳으로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재조명할 수 있도록 했고, 4층은 블랙컬러를 사용한 곳으로 트렌디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5층은 민트컬러를 사용한 곳으로 폐자재를 활용해 리사이클 의류를 만들어 전시한 곳이다. 친환경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조성했다.

◇ 성수 플래그십스토어, 더현대서울 팝업 등 아트 접목한 공간 선보여
두 번째는 패션에 아트를 보다 직접적으로 접목하는 시도를 했다. 올해 2월에 진행한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를 갤러리로 꾸미기 위해 작가들의 작품을 스토어 내부 벽면에 걸었고, 외부 벽면은 작가들이 직접 드로잉으로 참여해 전체 팝업스토어가 하나의 미술 작품처럼 보이도록했다. 특히 이강 작가와 재봉틀 아티스트로 유명한 정민기 작가가 함께 참여해 강렬한 색감, 임팩트 있는 작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는 높은 매출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성공적인 행사로 종료됐다. 이후 여러 유통 채널에서 러브콜이 이어져 결국 스타필드 고양에 패션과 미술 작품이 결합한 토프갤러리의 오픈으로 이어졌다. 토프갤러러는 피그먼트와 세컨드 브랜드 토프, 그리고 미술 작품이 함께 어우러진 새로운 콘셉트의 갤러러형 매장이다.
나아가 ㈜CPFLC리테일은 올해 6월 경기도 용인에 신사옥을 건립하면서 아예 건물 전체를 미술 작품으로 채웠다. 전체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규모로 된 해당 사옥은 1층에는 자체 갤러리인 ‘PFS 갤러리’를 만들어 항상 작품과 작가를 만날 수 있도록 했고, 지하 1층은 자체 갤러리의 전속 작가나 인기 작가,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조성해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보관하고 있다.

회사의 전속 작가로는 이강 등 다수가 활약하고 있다. 수장고도 전시와 갤러리를 겸하고 있어 이곳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보고 즐기고, 구매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전문 큐레이터를 직원으로 두고 있어 언제나 사전 신청을 통해 투어 서비스와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2층은 회사가 사용하는 스튜디오와 식당, 3층은 오피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2~3층의 계단과 복도, 사무실 내부 등 곳곳에 미술 작품이 걸려 있어 사옥 전체는 마치 커다란 전시장이나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 김남일 대표의 남다른 미술 애착, 작가 지원에도 앞장
㈜CPFLC리테일의 이와 같은 행보는 김남일 대표가 오래전부터 아트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패션과 미술의 경계를 뛰어 넘어 양쪽의 강점을 잘 접목한다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남다른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트페어와 갤러리를 자주 방문하고, 작가들과 만나 생각과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또 회사의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때론 자신이 선호하는 작품인 경우 그 자리에서 구매하는 콜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콜라보레이션은 이유손 작가와 박기훈 작가와의 협업이다. 이유손 작가는 피그먼트 티셔츠에 자신의 작품을 프린트해 출시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성수동 피그먼트 플래그십스토어인 ‘PFS:MOF’의 오픈 시기에 맞춰 출시해 다수의 매장에서 판매했다. 박기훈 작가는 북극곰을 비롯해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들을 활용해 티셔츠에 프린트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김남일 대표가 아트에 깊은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평소 좋은 작품을 만드는 실력을 갖췄지만 공간이 없어서 전시를 못하거나, 마케팅을 하지 못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위해 회사 갤러리를 제공하고 있고, 회사의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CPFLC리테일의 대표 브랜드인 피그먼트는 백화점, 로드숍, 복합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매장을 확보해 현재 5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매장인 스타필드 안성,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현대백화점 중동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엔터식스 반포점 등은 꾸준히 월 평균 1억원대 이상의 높은 매출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회사는 효율적인 유통망 관리를 기반으로 최적의 상권에만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무분별한 유통망 확장이 아닌 피그먼트와 토프가 지향하는 브랜드 콘셉트와 일치하는 상권에, 고객이 있는 곳에 신중하게 신규 출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넓은 면적의 매장과 고객 수준이 높은 곳에는 패션과 미술을 접목한 갤러리 형태의 매장을 오픈하고, 일반적인 매장 크기와 고객인 경우에는 피그먼트 또는 토프 매장을 오픈해 고객에게 다가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