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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분기 유통업계, 리오프닝에도 모두 웃진 못했다

백화점ㆍ골프웨어 기업 대다수 두 자릿수 성장, 일부 기업 적자 지속

국내 유통업계가 최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많은 기업들이 전년보다 개선된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대면 활동이 점차 재개되면서 ‘리오프닝(reopening·경제 활동 재개)’ 수혜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코로나19를 풍토병 수준으로 떨어진 ‘엔데믹’ 체제가 시작된 건 지난 4월부터였지만, 감염병이 장기화하면서 무덤덤해진 건 올해 초부터였다. 이는 업계 맏형격인 유통 대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해에도 신세계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하고, 현대백화점은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는 등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는데 그 흐름을 이어간 셈이다.

신세계는 올 1분기 매출 1조7665억원, 영업이익 16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32.4%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체 사업에서 백화점 부문이 실적 효자 노릇을 했다. 매출 5853억원, 영업이익 1215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법인인 광주점·대구점·대전점을 포함하고, 아울렛은 제외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8.7%, 47.6% 신장하며 소비심리 개선 효과를 누렸다. 패션과 골프웨어, 아웃도어 등의 매출이 큰 폭의 성장을 주도했다.

온라인의 약진도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1분기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성장했다. 모바일 앱 이용 고객도 37.9%나 늘어 100만명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매출 역시 27.8% 뛰며 온·오프라인의 고른 성장이 돋보였다.

롯데쇼핑은 영업이익 증가세가 눈에 띈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한 3조770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2% 증가한 687억원을 달성했다. 롯데쇼핑 역시 백화점 사업부의 실적이 약진했다. 매출(7400억원)과 영업이익(1050억원)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9.4%, 2.6% 증가했다. 명품(해외패션) 매출이 23.4% 늘어난 덕분이다.

수년째 고전하던 마트 사업부 역시 모처럼 실적이 반등했다. 마트 사업부 매출은 1조4810억원으로 0.4%,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1662.1% 각각 늘었다. 마트 사업부의 분기 매출이 플러스 성장을 한 건 2020년 1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의 역시 1분기 실적을 받아들고 활짝 웃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성장한 2조 2821억원, 영업이익은 36.7% 성장한 889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을 견인한 건 역시 백화점 부문이었다. 매출 5433억원, 영업이익은 1027억원으로 각각 9.2%와 35.2%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1분기 전년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1.20%로 크게 개선됐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0% 넘게 증가했다. (사진 더현대서울)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소비심리가 개선된 점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거리두기 완화로 패션, 스포츠 등 고마진 상품군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면세점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1분기 매출은 4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112억원에서 올해 140억원으로 집계돼 적자 폭이 28억원 더 커졌다.

◇ 보복소비 수요에 엔데믹 효과까지 겹친 호실적
패션업계 역시 리오프닝 특수로 웃었다. 재택근무가 종료되고 출근이 잦아지면서 옷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고가의 수입 브랜드뿐 아니라 중저가 패션까지 판매량이 일제히 늘었다. 팬데믹 동안 판매량이 줄었던 점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4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 늘어난 4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의 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만 절반 가량을 벌어 들인 것이다. 메종키츠네·아미·톰브라운 등 수입 패션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제조·유통 일괄(SPA) 에잇 세컨즈 매출도 기여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4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 늘어난 420억원을 기록했다. (사진 빈폴골프)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 한섬도 특수를 누렸다. 올 1분기 매출은 3915억원으로 2021년 1분기 대비 1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7% 늘어난 59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타임’ ‘마인’ ‘타임옴므’ ‘시스템 옴므’ 등의 패션 브랜드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랑방컬렉션, 타미힐피거 등 수입 브랜드도 두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도 골고루 증가했다.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5.9% 늘어났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이 올 1분기 매출 3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7% 늘어난 591억원을 기록해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사진 한섬 사옥)

온라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9% 불어났다. 한섬이 운영하는 ‘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 등 온라인 패션몰의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에서 할인하지 않는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데, 덕분에 수익성 악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 패션업계, 리오프닝 특수에 명품 못지 않은 골프 패션의 인기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 3521억원, 영업이익 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각각 3.0%, 55.6%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30% 넘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자체 패션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사업효율화 작업이 결실을 맺으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비효율 브랜드와 매장을 정리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MZ세대의 취향에 맞게 제작한 신상품 적중률이 높아지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잡았다.

자사 패션 브랜드인 스튜디오 톰보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5% 증가했다. 코스메틱부문은 니치 향수 시장 확장에 따른 꾸준한 수요 증가로 수입 화장품이 실적을 견인했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은 국내외 고급 스킨케어 시장 내 점유율이 높아지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29.7%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 신세계 대전점)

자주사업부문은 이커머스 채널 확장을 통한 온라인 쉬프트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하는 등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다.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는 최근 명품 온라인 플랫폼의 가품 이슈로 반사이익 차원에서 선호도와 인지도가 모두 상승하며 1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 신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패션, 뷰티, 리빙, 온라인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다각화한 효과가 리오프닝 시기에 더욱 빛을 냈다”면서 “수입 브랜드뿐만 아니라 자체 패션·뷰티 브랜드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적극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는 만큼 2분기에도 구조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FnC 사업부는 골프웨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본격적인 골프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왁과 지포어 등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매출 호조가 이어진 것이다.

코오롱몰 등 자사몰 유입량도 많아지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했다. 이에 힘입어 코오롱FnC의 올 1분기 매출은 2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FnC 사업부는 지포어와 왁 등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인기가 이어져 1분기 2663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했다.

패션부문의 영업이익 상승률은 더 드라마틱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600% 늘어난 15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기저효과 덕분이다. 2021년 1분기 영업이익이 2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2% 상승한 2663억원을 기록했다.

골프 인구가 증가하면서 왁, 지포어, 엘로드 등 골프웨어 브랜드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1일부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독립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왁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7% 신장했다. 필드 위에서 멋을 즐기는 MZ세대 골린이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덕분이다.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동시에 온라인 매출을 끌어올리고 해외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LF의 매출액은 4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영업이익은 479억만원으로 74.3% 각각 늘었다. LF가 수입하는 이자벨마랑, 막스마라 등 수입 명품 브랜드부터 닥스와 헤지스 등 간판 브랜드까지 골고루 실적을 견인했다.

◇ F&F, 더네이처홀딩스, 브랜드엑스 등 실적 큰 폭 상승
F&F도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4371억원, 영업이익 13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인적분할돼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은 정확하게 따질 수 없지만, F&F홀딩스의 패션사업부문의 지난해 1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각각 57.4%, 94.4% 증가한 수치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내수 의류 산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F&F의 1분기 실적은 매출 4371억원, 영업이익 1346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더네이쳐홀딩스도 크게 웃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922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6.2% 상승한 148억원을 기록했다. 성인 및 키즈 백팩을 비롯한 신학기 용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의류 매출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등 주력 브랜드가 잘 팔린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최근 거리두기 완화로 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여행용 캐리어가 기대 이상의 판매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전년보다 크게 뛰어 2배 가까운 신장을 보였다. 자체 F&B 브랜드 ‘쏠티 캐빈’의 매출 또한 지난해 1분기보다 150.4% 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내 레깅스 시장을 석권한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역시 호실적을 냈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4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31.3% 늘었다.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운동과 야외활동 수요가 늘면서 여성 프리미엄 레깅스와 애슬레저 제품이 강화된 맨즈라인이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보인 덕분이다. 판매 채널을 늘린 것도 주효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일본 법인의 견고한 실적과 더불어 올 초부터 홍콩, 뉴질랜드, 몽골, 대만 등 오프라인 매장 오픈과 중국법인 신설 등 해외 판매채널을 전 방위적으로 확장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리오프닝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온·오프라인 채널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운영하는 휠라홀딩스도 분기 사상 최대치의 매출을 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은 1조736억원. 전년 대비 8.6% 증가했고, 분기 사상 가장 높은 실적이다. 다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68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다 매출의 일등공신은 골프전문 자회사 아쿠쉬네트였다. 전년 대비 12.9% 증가한 7303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6% 감소한 1226억원이다. 아쿠쉬네트컴퍼니는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의 골프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골프 용품 회사로 글로벌 골프 용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휠라 부문 매출도 선방했다. 매출은 3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지난 2월 말 발표한 브랜드 5개년 중장기 전략 기조에 맞춰 사업 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 영향에 따른 것이다. 휠라 부문 중 국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휠라코리아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328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 1.4% 감소했다.

코웰패션 역시 주력사업인 어패럴과 언더웨어 부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당한 수준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매출은 2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7% 늘었고, 영업이익은 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1% 증가했다. 회사측은 2분기에 더 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DKNY GOLF 등 골프웨어 부문에서 높은 판매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데다 언더웨어 부문도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3년만에 다시 런칭한 아디다스 여성 언더웨어는 기능성 소재 및 다양한 컬러 구성을 통해 소비자 니즈를 공략했다. 푸마 언더셔츠도 초기 물량이 조기에 완판되면서 긴급하게 리오더 물량을 투입했다는 게 코웰패션 측의 설명이다.

더네이쳐홀딩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1.6% 증가한 922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6.2% 크게 상승한 148억원을 기록했다

크리스에프앤씨 역시 골프산업 호황의 덕을 톡톡히 누렸다. 1분기 매출은 741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21% 신장한 기록이다.

에스제이그룹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 증가했다. 매출은 39.8% 늘어난 478억원을 기록했다. 캉골키즈를 비롯한 기존 주력 사업 성장세가 양호하고, 신규 브랜드를 추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덕분이다.

해외 업체로부터 수주를 받아 의류를 생산해 수출하는 OEM 업계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영원 무역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4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663억원으로 34.9% 늘었다.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제조OEM 사업부문과 자전거를 제조·판매하는 자회사 스캇,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골고루 개선했기 때문이다.

한세실업은 1분기 매출 5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3756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490억원이었다. 베트남 봉쇄 해제 후 주력 생산 시설의 정상 가동과 미국 물류망이 회복되면서 올 1분기 납품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원은 매출 2707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1%, 178.6% 성장했다. 수출 부문 실적이 호조세를 보인 게 주효했다. 이 밖에도 토종 주얼리 전문기업 제이에스티나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9% 늘어난 1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1분기 적자
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여성복 전문기업 대현 역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7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쏠쏠한 장사를 했다. 영업이익도 22.8% 증가한 70억원을 냈다.

◇ 까스텔바작, 배럴, 티비에이치글로벌 등 적자 실적 이어져
물론 모든 기업이 호실적을 낸 건 아니다. 엔데믹 전환에도 소비자 지갑을 제대로 열지 못한 기업들은 실적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대표적으로 형지의 골프웨어 전문기업 까스텔바작이 있다. 골프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았는데도 이 회사의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8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억 적자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형지그룹 창업주 최병오 회장의 장남 최준호 대표이사가 취임했지만 아직 실적 반등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상황이다.

래시가드 업계 1위 업체 배럴 역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회사 1분기 매출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 늘어나긴 했지만, 문제는 영업손실 폭이 더 커졌다는 거다. 지난해 1분기엔 22억원의 손실을 봤는데, 올해 1분기엔 28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늘렸다.

이 회사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2020년부터 적자 경영을 이어왔다.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비키니·모노키니·래쉬가드를 비롯한 수영복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더네이쳐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아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중견패션기업으로 꼽히는 티비에이치글로벌도 좀처럼 실적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출은 2.7% 감소했고, 영업적자 규모를 늘렸다. 패션업체 인디에프의 실적 부진도 길어지는 모양새다.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23억원, -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더 커졌다. 캐주얼 의류업체 지앤코는 매출이 전년 대비 10.2% 증가한 30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4억원)라는 점은 문제다.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올해 1분기 423억 매출에 2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개선을 보였다.

◇ 뷰티업계 비켜 간 리오프닝 특수, 매출과 이익 감소 이어져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수혜를 입을 줄 알았던 뷰티업계의 실적도 별반 좋지 않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올 1분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 면세 채널과 중국 법인 매출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9% 하락한 1조2628억원, 영업이익은 13.4% 줄어든 1712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 하락한 1조1650억원, 영업이익은 10.4% 감소한 1580억원이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꺾였다.

특히 해외 사업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아시아 지역 매출이 감소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으로 하락했다. 중국에선 코로나19 재확산에 방역 강화로 10%가량 매출이 깎였고, 기타 아시아 지역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전체 매출이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로드숍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대표적으로 이니스프리 매출이 전년 대비 19.3% 감소한 718억원, 영업이익은 64.2% 줄어든 34억원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과 국내 뷰티업계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LG생활건강의 실적 감소 폭은 더 컸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어든 1조645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52.6% 감소한 175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깎인 이유는 아모레퍼시픽과 비슷하다.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 때문이다.

상하이 등 대도시 봉쇄가 빚어지면서 중국 현지 뷰티 사업이 부진했다. 화장품 사업을 담당하는 뷰티 사업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6%, 72.9% 급감한 1조1585억원과 2542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력 브랜드인 브랜드 ‘후’의 매출이 54% 급감했고, ‘숨’, ‘빌리프’ 매출도 각각 22%, 1% 깎였다.

◇ 2분기에도 봄바람 이어갈까
다만 앞으로의 실적을 두고는 전망이 크게 엇갈린다. 가령 백화점업계의 경우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실적이 둔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국내 백화점에 쏠렸던 명품 소비 수요가 해외나 면세점으로 분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백화점 업황이 고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4~5월까진 큰 폭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면 고객의 씀씀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패션업계에도 리스크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비용 측면에선 큰 악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당장 2분기까진 실적에 봄바람이 불 수 있어도 하반기 전망까지 밝게 점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래 사업 예측을 위한 전제 자체가 불확실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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